중동전쟁 장기화 여파로 국내 고용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제조업 일자리가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지난 5월 취업자 수가 1년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천912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만 명 감소했다.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2024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 취업자 수는 1월 10만8천 명 증가한 뒤 2~3월 20만 명대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4월 7만4천 명으로 증가 폭이 둔화된 데 이어 5월에는 감소로 전환됐다. 고용률 역시 63.3%로 지난해보다 0.5%포인트 하락하며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가 14만 명 줄어 23개월 연속 감소했다. 감소 폭은 2019년 2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정부는 유가 상승과 원자재 수급 불안, 자동차 업종 부진 등이 제조업 고용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반도체 산업이 수출 증가를 이끌고 있지만 제조업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아 고용 개선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취업자도 4만3천 명 감소하며 2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역시 8만9천 명 줄어 6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도소매업 취업자도 감소세를 이어가며 내수 부진의 영향을 받았다.
반면 보건·사회복지업은 21만2천 명 증가했고,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과 운수·창고업, 숙박·음식점업 등 일부 서비스업에서는 취업자가 늘었다.
청년층 고용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지난해보다 25만5천 명 감소해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1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43.8%로 1년 전보다 2.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17만1천 명 증가하며 고용시장을 떠받쳤다. 30대와 50대 취업자도 증가세를 보였지만, 40대는 감소세를 나타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집행과 청년 일자리 지원 정책이 향후 고용시장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만큼 업종별·계층별 고용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